건설

[2025국감] 국토위, 건설사 CEO 줄소환 '후퇴'… 국감 증인 대거 실무진으로 교체

한석진 기자 2025-10-13 16:27:13
정부·여당 "기업인 출석 최소화" 기조 반영… 금호·HDC·DL·GS 등 증인 명단 재조정
지난 2월 발생한 안성 고속도로 교량 공사장 붕괴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3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당초 증인으로 채택했던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제외하고, 실무 책임자 중심으로 명단을 조정했다. 정부와 여당이 국정감사에서 기업인 출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운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토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 변경 신청안’을 의결했다. 앞서 국토위는 중대재해 근절과 안전관리 강화를 이유로 대형 건설사 CEO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국감 일정이 조정되면서 상당수가 종합감사로 넘겨지거나 명단에서 빠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금호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그룹,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표의 증인 철회다. 금호건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부실시공 논란으로 박세창 부회장이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이날 조완석 대표로 교체돼 29일 종합감사에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정경구 대표 대신 조태제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출석한다. DL그룹은 이해욱 회장 대신 여성찬 DL건설 대표이사가 종합감사에서 직접 증언할 예정이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증인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당초 안전사고 및 중대재해 관련 질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정부 여당의 조정 방침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는 이날 변경안 의결로 13일 예정이던 출석 일정이 29일 종합감사로 미뤄졌다.
 

이번 조치는 정부와 여당이 최근 국감 전반에서 ‘경제 활성화 기조에 맞춰 기업인 소환 최소화’ 원칙을 재확인한 결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안전사고에 대한 국감의 초점을 잃지 않되, 기업 경영진을 과도하게 소환하는 관행은 줄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국토위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CEO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대상은 △서희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GS건설 △DL그룹 △롯데건설 △금호건설 등 10개사였다. 그러나 이번 변경안 의결로 CEO 대부분이 실무진 또는 안전담당 임원으로 대체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감이 ‘CEO 청문회’로 변질될 경우 산업 전반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조정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