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위, 중대재해 ESG 평가 반영 의무화...거래소, 수시공시 신설

유명환 기자 2025-10-01 16:34:49
중대재해 발생시 당일 공시 의무..."투자자 보호 강화" 사업보고서 공시 강화·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개정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사진=금융위]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중대재해 발생시 ESG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명문화하고, 상장회사의 중대재해 관련 수시공시를 신설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중대재해 관련 수시공시를 신설하는 한국거래소 공시규정 개정안을 승인 의결하고,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 강화를 위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달 15일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다.

ESG 평가기관 협의체는 중대재해 등 중대이슈 발생을 ESG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명시하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개정해 1일부터 시행했다.

현재 국내 ESG 평가기관들은 중대재해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중대한 사안 발생시 자율적으로 평가에 반영해왔다. 

이는 중대재해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명확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ESG 평가기관 협의체는 중대이슈 발생시 평가체계 반영을 명시하도록 가이던스를 개정했다. 아울러 ESG 평가기관의 전문성·객관성 제고를 위해 평가품질과 역량 강화에 대한 노력 의무도 신설했다.

한국거래소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준수현황을 정기적으로 비교·분석하고, 개정 사항의 준수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회사의 중대재해 관련 수시공시를 신설한다. 그간 상장회사는 큰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수시공시를 해왔으며 재산손해가 없는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가 없었다.

금융위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코넥스 상장회사가 고용노동부에 중대재해 발생 관련 사실·현황을 보고한 당일에 그 보고내용을 공시하도록 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의 형사법원 판결 결과를 확인한 당일 관련 사실·현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상장회사가 지주회사인 경우 비상장사를 포함한 자회사(국내 소재 종속회사)의 중대재해 관련 사항도 해당 지주회사가 공시해야 한다.

개정규정은 한국거래소의 상장회사 대상 안내를 거쳐 20일부터 시행된다. 한국거래소는 2일 전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규정 개정내용을 안내하고 이달 중 공시담당자 등에 대한 공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대재해와 관련해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도 강화된다. 현재도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에 중대재해 관련 형벌 및 행정상 조치 등의 사항은 공시되고 있으나, 중대재해 발생사실은 포함돼 있지 않아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이 미흡했다.

이에 따라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에도 대상기간 중 중대재해 발생사실과 대응조치 등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은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규정변경 예고되며,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대재해가 기업의 경영활동과 투자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대재해 관련 정보공시를 대폭 강화하고, ESG 평가에도 체계적으로 반영되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