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추고 한 발로 균형을 잡으며 360도 공중제비까지 도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모터부터 인공지능(AI) 제어기까지 모든 핵심 부품과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로봇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KAIST는 19일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휴보랩)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인간과 유사한 신체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의 ‘하체 플랫폼’을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하체 플랫폼은 사람과 비슷한 신장(165cm)과 체중(75kg)을 목표로 인간 중심의 환경에서 복잡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핵심 부품부터 AI 제어기까지 ‘100% 독자 기술’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핵심 부품의 완전한 국산화와 내재화다. 연구팀은 로봇의 구동에 필수적인 모터, 감속기, 모터 드라이버 등 모든 핵심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는 해외 기술 의존도를 극복하고 향후 로봇 기술 개발에 있어 하드웨어적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역시 자체 개발한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연구팀은 가상 환경에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AI 제어기를 훈련시킨 뒤 시뮬레이션과 현실 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실제 로봇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개발된 하체 플랫폼은 현재 평지에서 최대 시속 12km(3.25m/s)의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으며 30cm 높이의 턱이나 계단, 장애물을 오르내리는 ‘단차 극복 능력’을 갖췄다. 연구팀은 향후 보행 속도를 시속 14km까지 높이고 40cm 이상의 단차 극복 및 사다리 등반까지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하체 플랫폼의 극한 운동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한 발로 균형을 유지하며 반복적으로 뛰는 고난도의 ‘홉핑(Hopping)’ 동작을 구현한 단일 다리 로봇도 함께 공개했다. 이 로봇은 360도 공중제비까지 선보이며 연구팀의 제어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박해원 교수는 “핵심부품부터 인공지능 제어기까지 자체 기술로 확보함으로써 휴머노이드 연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독립성을 달성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향후 상체까지 포함된 완전한 형태의 휴머노이드로 발전시켜 실제 산업현장의 요구를 해결하고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오는 10월 1일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학회 ‘Humanoids 2025’와 9월 29일 로봇 지능 분야 최고 학회 ‘CoRL 2025’에서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복잡한 도구를 조작하며 사람과 함께 일하는 ‘인간형 로봇’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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