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반려동물도 환자이자 가족'…제약업계, 글로벌 4930억 달러 펫 시장 겨냥

안서희 기자 2025-09-17 17:23:26
저출산·고령화 속 펫팸족 증가, 동물의약품·사료·투자 확대 유한양행·대웅제약·동아제약 등 의약품부터 펫푸드까지 사업 다각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펫팸족(펫+패밀리)’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관련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펫푸드 사업이 제약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삼정 KPMG 경제 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3200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에는 4930억 달러(한화 약 6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동물호보시스템의 자료에서도 2024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양육인구 비율은 약 28.6%로 국민 3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돌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조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8% 정도 고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인간과 대등한 대상으로 거듭나면서 시장이 확대되자 국내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대상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거나 치료제로 범위를 넓히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동물의약품에 집중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려견 인지기능장해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와 반려동물 관절 주사 ‘애니콘주’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회사 박셀바이오와 협력해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마케팅과 판매에 나서며 치료제 영역을 확대했다.
 
박스루킨-15는 2024년 8월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로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같은해 12월에는 적응증을 림프종으로 확대하기 위한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추가적인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의약품 뿐만아니라 펫푸드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해 사료 시장에도 뛰어들었으며 동물용 진단기업 네오딘바이오벳 등 관련 기업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대웅펫’ 브랜드를 운영하며 반려동물 맞춤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간 기능 개선제 ‘유디씨에이정’부터 소화제 ‘베아제펫’, 종합영양제 ‘임팩타민펫’ 등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오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체 의약품 성분이나 후보물질을 활용해 반려동물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반려견에게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엔블로펫’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종근당바이오는 각각 반려동물 헬스케어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아제약은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벳플’을 통해 면역·관절·눈 건강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앞세워 장 건강은 물론 피부·구강·관절 관리까지 맞춤형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기 보다 투자 전략을 택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에 투자하며 축적된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물용 의약품 개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 의약품 개발로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제약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은 시장 성장과 함께 동물의약품 산업의 질적 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