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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테더 고위진과 면담…주요 금융사 스테이블코인 관심 급증

유명환 기자 2025-09-08 11:25:16
KB·NH농협도 이번 주 테더와 연쇄 미팅 "은행 예금 기반 위협" 인식 확산…디지털화폐 대응 전략 모색
1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금융 본사에서 창립 24주년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된 후원식에서 (사진 왼쪽부터)이수현 구리종합사회복지관 팀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후원 청년 김다니엘씨, 우종완 구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8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하며, KB국민은행도 이번 주 테더측과 만날 예정이다.
 
진 회장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테더의 마르코 달 라고 부사장과 퀸 르 아태지역 총괄, 안드레 킴 중남미 매니저를 만난다.
 
이번 면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업계 동향 전반과 양사 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의 스테이블코인 업계와의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에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과 만나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진 회장은 이달 1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창립 24주년 행사에서 "플랫폼 기업과 디지털화폐의 확산으로 은행 예금 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해 디지털화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KB국민은행도 테더와의 접촉에 나선다. 조영서 KB국민은행 부행장이 이번 주 마르코 부사장 등과 미팅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부행장은 인공지능·디지털 전환을 담당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기술적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도 먼저 움직였다. 농협금융의 블록체인·가상화폐 담당 실무진은 지난 5일 퀸 르 아태지역 총괄 등과 이미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더 고위 관계자들의 이번 방한은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테더측은 신한지주, KB국민은행, 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사 외에도 핀테크 업체 토스, 고려대학교와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테더가 한국 시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금융사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체와 학계까지 포괄하는 미팅 일정은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의 접촉을 늘리는 배경에는 디지털화폐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의 예금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도전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진 회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은행 예금 기반 위협"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금융사들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선제적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쇄 면담이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향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고위 관자는 “스테이블코인의 한국 시장 진출과 관련된 규제 대응, 기술적 협력, 서비스 연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사업 협력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