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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젠지 T1에 3:2 극적 역전승…최종우승 2연패 금자탑 쌓다

선재관 기자 2025-07-13 13:28:28
왕조는 굳건했다…5세트 혈투 끝에 T1 꺾고 최종 승자
MSI, 젠지 T1에 3:2 극적 역전승[사진=라이엇게임즈]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 상반기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최강팀의 영예는 젠지에게 돌아갔다. 젠지는 13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T1을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대회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내전으로 치러진 이날 결승은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다.

1세트 경기 초반 팽팽한 탐색전이 이어졌으나 24분경 T1이 승부수를 던졌다. 드래곤을 앞둔 교전에서 T1은 ‘기인’ 김기인과 ‘쵸비’ 정지훈을 먼저 끊어내며 수적 우위를 점했고 지체 없이 바론 버프까지 획득하며 승기를 잡았다.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는 전장을 지배하는 지휘관 그 자체였다. 완벽한 위치 선정과 충격파 활용으로 젠지의 진영을 붕괴시켰다. 30분, 네 번째 드래곤 앞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T1은 상대를 모두 잡아내는 ‘에이스’를 띄웠고 7킬 노데스 10어시스트를 기록한 ‘페이커’의 압도적인 활약 속에 첫 세트를 가져갔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일격을 당한 젠지는 2세트에서 ‘기인’ 김기인의 사이온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T1은 사이온을 뚫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했지만 기인은 불멸의 요새처럼 버텨내며 아군의 성장 시간을 벌어주었다. 19분 한타가 승부를 갈랐다. 사이온에게 모든 스킬을 쏟아부은 T1의 핵심 스킬이 빠진 틈을 놓치지 않고 젠지는 역으로 T1을 덮쳐 교전 대승을 거뒀다. 기세를 탄 젠지는 잘 성장한 기인을 선봉으로 T1을 거세게 몰아붙였고 주요 오브젝트를 모두 장악하며 30분 만에 경기를 끝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에서는 T1은 ‘케리아’ 류민석의 레나타 글라스크라는 비장의 카드로 다시 앞서 나갔다. 16분, 전령 앞에서 젠지가 먼저 교전을 열었지만 케리아의 레나타가 뿜어낸 궁극기 ‘적대적 인수’는 전황을 뒤집는 신의 한 수였다. 상대의 공세를 오히려 역이용해 T1은 교전 대승을 거두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후 T1은 드래곤 영혼과 바론 버프를 차례로 획득하며 젠지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쵸비’ 정지훈. [사진=라이엇 게임즈]

벼랑 끝에 몰린 젠지의 4세트 집중력은 무서웠다. 젠지는 ‘쵸비’ 정지훈의 빅토르와 제이스를 중심으로 한 ‘포킹 조합’을 꺼내 들었다. 긴 창(제이스)과 강력한 레이저(빅토르)를 앞세워 T1이 접근하기 전에 체력을 깎아내는 전략이 주효했다. 22분 교전에서 에이스를 기록한 젠지는 바론을 미끼로 T1을 끌어냈고 26분 교전에서 또다시 대승을 거두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T1은 징크스를 중심으로 후반을 도모했지만 젠지의 압도적인 화력 앞에 무너졌다.

마지막 5세트, 팽팽하던 균형은 16분 전령 교전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젠지는 광역 스킬 연계를 통해 교전에서 승리하며 미세한 우위를 점했다. 승부의 저울추는 20분 드래곤 앞에서 젠지를 향해 완전히 기울었다. 

젠지는 또다시 한타에서 승리하며 버프를 획득, 본격적으로 스노우볼을 굴리기 시작했다. T1은 아리와 비에고의 연계 플레이로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성장 격차를 벌린 젠지의 단단한 운영 앞에 힘을 잃었다. 27분, 바론 버프와 드래곤 영혼까지 손에 넣은 젠지는 T1의 마지막 저항을 침착하게 막아내며 33분, 상대의 넥서스를 파괴하고 기나긴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SKT T1, RNG에 이어 역대 세 번째 MSI 2연패 팀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2025년 상반기 세계 최강팀의 자리에 올랐다. 3년 만에 MSI 우승에 도전했던 T1은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두 팀이 보여준 명승부는 전 세계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