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폐플라스틱,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재탄생 성공

박명섭 기자 2025-07-06 16:55:55
에든버러대-아스트라제네카 연구진, 박테리아 이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의약품 생산 성공
유전자 조작 대장균이 페트병으로 파라세타몰을 생산하는 과정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폐플라스틱이 흔한 박테리아를 통해 진통제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7월호에 게재됐다. 

지난 4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소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와 아스트라제네카 연구진은 대장균을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플라스틱을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일반적으로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돼 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이 새로운 방법은 PET 플라스틱 분자를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변환하면서 탄소 배출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맥주 양조와 유사한 발효 과정을 통해 PET 플라스틱이 24시간 이내에 실온에서 의약품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병과 식품 포장에 널리 사용되는 PET 플라스틱은 연간 3억5000만톤(t) 이상의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 

에든버러대 연구 책임자인 스티븐 윌리스는 "이 연구는 PET 플라스틱이 단순히 폐기물이거나 더 많은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될 운명의 재료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생물에 의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제품을 포함해 가치 있는 새로운 제품으로 변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PET를 사용해 아세트아미노펜을 상업적으로 대규모 생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폐기물 문제 해결과 의약품 생산 방식의 지속 가능성 향상에 기여할 잠재력을 보여주는 한편 향후 관련 연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