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AI 보안 서비스는 통신사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LG유플러스가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고도화된 AI 보이스피싱 대응 기술을 상용화한다. 통화 내용을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스마트폰 안에서 직접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LG유플러스는 보안 기술 설명회를 열고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에 AI 합성 음성을 탐지하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이달 30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음성의 미세한 비정상 패턴을 실시간 분석해 조작된 목소리를 5초 안에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모든 과정은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 내부에서 처리된다.
이진혁 익시오개발 테스크장(상무)은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려면 통화 내용을 분석해야 하지만 이를 서버로 보내는 것은 감청 우려를 낳는다”며 “그래서 온디바이스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서버 기반 수백MB AI 모델을 수십MB 수준으로 경량화해 4년 전 출시된 단말기에서도 해당 기능이 원활히 구동되도록 했다.
AI 기술의 정교함도 확보했다. 약 200만건, 3000시간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를 구현했다. 목소리의 고유 주파수 패턴과 발음의 미세한 부자연스러움을 포착해 실제 목소리와 합성된 음성을 정밀하게 구분한다.
전병기 AX기술그룹장(전무)은 “고객에게 안심과 신뢰를 줄 수 있는 ‘Assured Intelligence’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 공개의 목적이 단순한 성능 과시가 아니라 안전한 AI 사용 환경 조성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보안 기술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영상통화에서 얼굴을 위조하는 범죄를 막기 위한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개발 중이며 오는 8월에는 스팸 의심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장기적으로는 스토킹이나 학교폭력 상황에서 특정 단어나 위협적 억양을 감지해 보호자에게 알리는 서비스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이 모든 보안 기능은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최윤호 AI 에이전트추진그룹장(상무)은 “익시오가 LG유플러스를 선택하는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유료화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4년 내 100만명, 3년 내 600만명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결국 LG유플러스는 AI 시대의 경쟁력을 성능이 아닌 ‘신뢰’에서 찾고 있다. 경쟁사들이 기술 자체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사이, LG유플러스는 기술의 윤리성과 사용자 보호에 방점을 찍으며 차별화된 AI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