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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2028년 국방위성 싣고 한 번 더 쏜다…추가 발사 추진

선재관 기자 2025-06-20 18:18:43
누리호 생태계 명맥 잇기, 국방위성에 달려 '기사회생'…1600억 프로젝트 시동
2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 주최,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주관으로 열린 ‘민간발사체 산업활성화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코노믹데일리] 우주항공청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추가 발사를 추진한다. 2028년 국방위성 2기를 탑재해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메워 발사체 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고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우주 주권 확보의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간발사체 산업활성화 토론회’에서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 이후 2032년 차세대발사체가 등장하기까지 5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578억 원을 투입, 누리호 1기를 추가 제작·발사한다는 내용이다.

정혜경 우주항공청 산업정책과장은 “국방부가 2028년 국방위성 2기를 누리호를 통해 발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위성은 우리 발사체로 쏜다는 기조를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위성 덮개(페어링)를 개량하고 기존과 다른 경사궤도 발사를 실증해 누리호의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사업 추진의 배경에는 안보 우려와 산업계의 위기감이 동시에 깔려있다. 국방위성을 해외에서 발사할 경우 국가 기밀 유출이나 적시 발사가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 과장은 “이는 충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예산 반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는 “현재 누리호에 참여한 일부 기업들은 납품을 끝낸 후 추가적인 일감이 없어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며 산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했다. 진승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국가 기간 발사체를 장롱면허처럼 두면 안된다”며 지속적인 발사 수요 확보를 촉구했다.

이에 민간 기업들은 정부의 안정적인 수요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원 전무는 정부가 다년간 다회 발사를 보장하는 ‘블록 바이(Block-Buy)’ 형태의 계약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생태계 존속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발사 성공 이력이 민간기업의 사업화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공공수요 기반의 조속한 발주가 해외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은 업계의 고민에 공감하며 2029년부터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정부가 민간의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예산 확대와 정책 지원을 약속하며 누리호의 지속적인 활용과 민간 주도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