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많아 교체안은 최종 부결됐다고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당 지도부가 추진했던 후보 교체 시도는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중단됐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후보 교체를 주도했던 권 위원장이 사퇴함에 따라 당내 리더십 공백과 후폭풍이 예상된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김문수 후보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당원과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다졌다. 김 후보는 "이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즉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 국민의힘은 혁신으로 승리의 터전이 되겠다"며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홍준표·안철수·나경원·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님 모두 감사드린다"며 "후보님들과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통합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교체 대상이었던 한덕수 후보를 향해서도 "한 후보님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덕수 예비후보 측은 "한덕수 후보자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즉각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 캠프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후보자는 김문수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지는 대로 신속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하루 만에 대선 후보가 뒤바뀔 뻔했던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대선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