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탄핵정국에 요동치는 환율…금융지주 건전성 '비상'

지다혜 기자 2025-04-03 14:49:15
탄핵 정국·강달러 여파로 CET1비율 평균치 감소 "아직 양호한 수준…변동성 대비해 모니터링 강화"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전경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면서 금융지주 자본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66.6원) 대비 4.4원 오른 1471원에 개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표가 환율 급등을 견인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엔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472.9원에 마감하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후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다가 이날 다시 1470원을 돌파하면서 금융지주들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CET1비율은 금융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보통주자본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상황 시 손실 대응 능력이 좋다고 판단한다.

금융지주들은 분기 말 기준 환율로 RWA와 CET1비율을 산출하고 있어 환율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환율이 치솟으면 외화 표시 자산이나 해외 출자금에서 RWA가 늘어 CET1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주요 금융지주는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CET1비율은 약 0.01~0.02%p 떨어진다고 추산하고 있다.

실제 탄핵 정국과 강달러 여파로 금융지주의 CET1비율은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평균 CET1비율은 13.07%로 전 분기 말(13.34%) 대비 0.26%p 하락했다.

그중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CET1비율은 각각 13.53%, 13.06%, 13.22%, 12.13%, 12.44% 수준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CET1비율 권고치는 12% 이상이지만, 금융사들은 13% 이상을 목표로 하면서 초과 자본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지주 밸류업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나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달 예고된 무역분쟁에 따라 미 달러 강세 기조로 원·달러 환율 반등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2분기까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트럼프 발(發) 관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환율이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밸류업 제고 방안에서 CET1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주주환원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혀 온 금융지주들은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단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CET1비율도 감독당국 권고 기준을 웃도는 수치로 관리하면서 일단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환율 상승 등 변동성 우려로 RWA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