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엔솔, ESS 대규모 수주 확보…美·유럽 현지 생산 전략 통했다

김인규 수습기자 2025-03-26 16:34:49
전기차 부진 돌파구는 ESS…LG엔솔,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온쇼어링·中 배터리 규제 반사이익…북미 시장서 입지 강화 美 델타 4GWh 규모·PGE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 수주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코노믹데일리]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던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보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국·폴란드 등 현지 생산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배터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엔솔은 25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4GWh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는 약 40만 가구(4인 기준)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하며 양사는 추후 주택용 뿐만 아니라 전력망 및 산업용 ESS 시장으로 협력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이 같은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LG엔솔이 산업용·대규모 전력망용 ESS 시장에서도 수주를 이어오면서 사업 역량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LG엔솔은 지난 24일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와 약 1GWh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공시했다. PEG와의 계약은 단순 공급이 아니라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종합 제공하는 턴키 방식이며 그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폴란드에서 만든 ESS배터리의 첫 공급 계약으로 LG엔솔은 이를 계기로 유럽 시장에도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엔솔이 글로벌 ESS시장에서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보유한 미국 등 현지 생산 역량 덕분이다. 미국은 현재 온쇼어링(자국 내 생산) 정책을 장려하고 있으며 중국 견제를 위해 오는 2026년부터 중국산 ESS배터리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사이익으로 중국 제품을 대체할 국내 ESS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발 빠르게 북미 등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있는 LG엔솔이 그 수혜를 누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LG엔솔은 지난해 애리조나 공장 착공 등 미국 현지 투자를 이어왔으며 지난 2월 18일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ESS용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해 2조319억원의 채무 보증을 진행해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LG엔솔은 현재 고객사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시간주 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등의 기존 EV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생산지별 고객·제품·라인의 운영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LG엔솔은 부진한 전기차 수요 등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고 부진한 업황을 회복하기 위해 ESS·UAM 등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ESS배터리 분야는 EV에 비해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크며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억9699만 달러(약 1조2796억원)였던 미국 주택용 ESS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47억4062만 달러(약 6조763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SS는 전기 요금이 비교적 저렴하고 도심 내 전력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미국 등 현지시장에 발빠르게 투자한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