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커우=신화통신) 꽃송이 모양의 발전기가 바람을 따라 회전하며 녹색 전력을 생산한다. 생산된 전력은 주변 건물 내 다양한 장비로 직접 공급된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자 탄소제로 스마트 커피 머신이 작동한다. 녹색 전력으로 원두를 분쇄∙추출하면 로봇팔이 빠르게 '판다' 라떼 아트를 완성한다. 커피를 마신 후 종이컵을 '탄소 큐브' 식별 구역에 놓으면 작업대가 자동으로 재질을 감지해 분류∙회수한다.
이는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진 둥위다오(東嶼島)의 탄소 니어제로(Near-Zero) 시범구(이하 시범구)에서 펼쳐지는 장면이다. 이곳에서는 과학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장비가 만들어낸 녹색∙저탄소 생활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보아오포럼의 영구 개최지인 둥위다오는 국제 대화의 창구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솽탄(雙碳·탄소 배출 정점 및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중요한 거점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해당 시범구는 체계적인 개조와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 열대 지역에서 실현한 탄소 니어제로 발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9년 약 1만2천t(톤)에 달하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470t으로 감소해 감축률은 96.2%에 달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점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일 계획입니다." 류훙원(劉洪文) 중위안(中遠)해운보아오회사 디지털전환과학혁신부 탄소제로 엔지니어는 총면적 190.15㏊의 시범구가 ▷건축 녹색화 개조 ▷재생에너지 활용 ▷교통 녹색화 개조의 3대 핵심 탄소 감축 분야와 ▷수자원 순환 및 활용 ▷고형 폐기물 자원화 활용 ▷운영의 스마트화 ▷조경의 생태화 ▷신형 전력 시스템의 5가지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총 8개 부문, 18개 세부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시범구 곳곳에서는 탄소 저감 과학기술 장비를 만날 수 있다. 보아오포럼 국제회의센터, 보아오포럼 호텔 등 주요 건물에는 옥상형 태양광 패널, 카드뮴 텔루라이드 발전 유리 등이 설치돼 태양광을 활용한 전력 생산이 이뤄진다. 또한 중국 최첨단의 '태양광∙저장∙직류배전∙유연 상호작용(PEDF)' 배전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에너지 소모 제로 건축'을 실현했다.
어우양칭룬(歐陽青倫) 중위안해운보아오회사 엔지니어링부 부총감에 따르면 시범구에서는 연간 약 3천200만㎾h(킬로와트시)의 녹색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시범구의 연간 전력 수요인 약 1천700만㎾h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이난은 시범구를 기점으로 녹색∙저탄소 연구원을 설립하고 중국의 탄소 제로 표준에 대한 국제 인증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 탄소 거래 메커니즘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시범구의 성공 경험을 전국으로 확대해 올해까지 100개의 저탄소 도시 시범 건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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