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세미콘 코리아 2025'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홀A~D에 걸쳐 600여개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이 참여하는 반도체 제전이다.
행사 개막일, 화려하게 기술을 뽐내는 부스들 사이를 거닐다 보니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앳된 얼굴을 한 대학생들이 양복을 입고 미팅을 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호기심 어린 얼굴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 부스 앞에서 만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 4학년 최모씨는 "취업을 앞두고 있어 여름 인턴십 전 기업들을 살펴보고 인사 담당자에게 포트폴리오를 전달하러 왔다"며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면접 팁을 얻거나 업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반도체 박람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는 개막 첫날 오전부터 고객사 미팅과 함께 다수의 채용 설명회가 열리고 있었다. 현장을 둘러보니 반도체 업계는 얼어붙는 채용 시장에도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었다.
지난해 11월 ASM은 경기 화성시와 반도체 납품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번 박람회에서는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루 4차례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ASM은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제품 제작에 필수적인 갭필(Gap-fill)기술을 포함해 2900개에 달하는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원자층 증착(ALD) 기술에서 선두 주자이며 한국에서 유일하게 플라즈마 원자층 증착(PEALD)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ASM 현장 관계자는 "오는 5월 경기 화성에 1억 달러(약 143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ASM 제2제조연구혁신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며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 소재·장비·부품 업체가 대부분 시설을 확충하거나 채용을 확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ASM 관계자는 "제2혁신센터 준공을 앞두고 연구개발(R&D)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 고객사와의 네트워킹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회사를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히타치그룹도 부스 한켠에 공간을 마련해 취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업체는 클린룸 환경 공조 시스템(인클로저), 반도체 엑스레이 자동검사 설비(AXI)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히타치그룹의 채용설명회에 참여한 한 취준생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반도체 관련 기업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유망한 중견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미콘 코리아 2025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관했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참가해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약 7만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라우라브 굽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8%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돼 2030년에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조 달러(약 143조원)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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