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 상장사, 자사주 취득 72.8% 증가…자사주 소각 156% 급증

임효진 기자 2025-02-12 14:13:08
주주가치 제고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 고려아연·삼성전자 등 대규모 자사주 매입
[사진=CEO스코어]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상장사들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전년 대비 72.8% 증가한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156% 급증한 12조원을 넘겼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동시에 주식 시장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023년부터 지난해년까지 최근 2년 간 국내 상장사가 제출한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소각, 체결 공시를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규모뿐 아니라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진행한 상장사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자사주를 확보한 상장사는 464곳으로 2023년 376곳 대비 23.4%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사주를 소각한 상장사도 96곳에서 137곳으로 42.7% 급증했다.

지난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은 고려아연으로 조사됐다. 고려아연은 지난 한해 동안 2조1249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사주 공개 매수 전략을 발표하고 발행주식의 9.85%에 달하는 자사주 1조8156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고려아연 다음으로 자사주를 많이 매입한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1조9925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취득했다. 지난해 11월 1년 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계획을 바로 실행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8624억원) △KB금융(8200억원) △신한지주(7000억원) △KT&G(5467억원) △기아(5000억원) △셀트리온(4396억원) △네이버(4051억원) △하나금융지주(3969억원) 등도 자사주를 많이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자사주를 가장 많이 소각한 상장사는 삼성물산으로, 총 1조289억원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국내 상장사 중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3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5년 간 보통주 13.2%, 우선주 9.8%를 분할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물산에 이어 KT&G가 지난해 8617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해 2위에 올랐다. KT&G는 지난해 11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4년 간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발표했다. 이번달 안에 366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태워 없앤다는 방침이다.

또 △SK이노베이션(7936억원) △포스코홀딩스(7545억원) △네이버(6866억원) △메리츠금융지주(6401억원) △KB금융(6200억원) △신한지주(5500억원) △셀트리온(5364억원) △기아(3832억원) 등이 자사주를 소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