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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트럼프 취임식行 김범석·정용진·허영인…'美 사업 지름길' 열릴까

김아령 기자 2025-01-21 10:55:30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트럼프 당선인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유통업계 오너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에 집결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상황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들이 중심이 돼 의원·민간 외교의 가교역할을 수행은 물론 향후 미국 시장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통업계에선 채널·식품·패션 등의 주요 수장들이 적극 나서면서 향후 미국 사업과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일(현지 시간·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8일 트럼프 주니어가 개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트럼프 주니어와 국무·상무부 장관 지명자 등과도 만남을 가졌다. 리셉션 참석자 중 한국 관련 기업인은 김 의장이 유일하다.
 
김 의장은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한 장관 지명자들과 한국 및 대만의 쿠팡 물류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시아 태평양 지역·미국에 투자한 내용 등을 두고 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장의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인만큼 더 직접적으로 ‘트럼프 2기’ 출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쿠팡Inc는 한국 쿠팡의 모기업으로 뉴욕 증시 상장사다. 직접적인 사업은 국내에서 하고 있지만 법인 자체가 미국 소속이어서 현지 자본시장내 법·제도와 관련해서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쿠팡Inc는 상장 이후 한국과 대만에서 영업하면서 물류망 투자를 확대해왔다. 한국 물류센터 증설에는 현재 2조3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 외에 인도 벵갈루루,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도 트럼프 주니어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유력 인사들과 개별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취임식 참석 후 무도회에도 모습을 비칠 예정이다. 
 
소수의 국내외 VIP 인사들만 참석하는 대통령 취임 기념 무도회는 사령관 무도회와 자유의 취임 무도회, 스타라이트 무도회 등 3개로 나뉜다.
 
정 회장은 세계 유력 정·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참석한다. 5000여명이 함께하는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트럼프 일가와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 초청받는 사교 모임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한미친선협회의 추천을 받아 트럼프 취임식에 초청돼 참석했다.
 
허 회장은 취임식 참석 후 한국 경제에 관심이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그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인연이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에 진출해 현재 약 2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주 벌리슨시에 약 1억6000만달러 규모의 현지 제빵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공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패션업계에서는 패션그룹형지의 최준호 총괄 부회장이 참석했다. 최 부회장은 현지의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한 뒤 이날 뉴욕으로 이동해 글로벌 섬유·패션 전시회인 ‘텍스월드 USA 2025’를 참관한다.
 
텍스월드는 세계 최대 섬유패션 소비시장인 미국 뉴욕 현지에서 개최되는 섬유전시회다. 매년 우수 섬유소재 기업들이 수출 시장 개척과 해외 마케팅 확대를 노리며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각국의 경쟁력 있는 섬유 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컨소시엄 사업의 일환으로 구성한 한국관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처럼 유통업계 수장들이 트럼프 취임식 참석에 열을 올리는 건 불안정한 내수를 넘어 미국이라는 가장 큰 유통시장에서 기회와 협력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는 경기 위축과 고물가로 대부분 실적이 좋지 못했다. 내수 부진 상황 속에서는 결국 글로벌 확장만이 답인데, 미국 시장이 재편되는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