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제 불안에 '안전자산' 금·달러로 고객 자금 집중

지다혜 기자 2024-12-12 17:13:58
정치 리스크 장기화 시 환율 1450원대 전망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값 지속 상승세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와 금을 확보하려는 고객이 늘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605억7307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589억6855만 달러) 대비 16억452만 달러, 한화 약 2조3000억원가량 불어난 규모다.

최근 달러예금 잔액은 요동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차익 실현 수요가 쏠린 영향이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거래를 중지하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찍을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오면서 달러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값도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를 살펴보면 이날 오전 기준 금 g당 가격은 12만5930원에 거래됐다. 지난 3일 g당 11만9000원대에서 4일 12만원을 넘어섰다.

금값은 지난 10월 24일 g당 13만297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달 15일 g당 11만586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g당 11만~12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속 상승했다.

아울러 금통장(골드뱅킹)을 개설할 수 있는 3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의 누적 판매 중량은 지난 5일 기준 6256㎏으로 집계됐다. 계좌수는 270만423좌, 잔액은 7502억원 규모다. 이들 은행의 금통장 판매 중량은 지난달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다시 불어났다.

금통장은 실물 금을 사지 않고도 금 현물에 소액 투자가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환산 및 적립해 준다. 출금 시에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불안한 금융시장 때문에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 확보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다만 이미 강세인 달러의 쏠림 현상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