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동화약품, 미용기기사업 인수 중단…사업 다각화 방안 모색

안서희 기자 2024-12-05 06:00:00
미용기기 사업 인수 중단…실사 과정에서 계약위반 드러나 베트남 기업 인수로 중장기 글로벌 진출 발판 다져
동화약품 신축 본사 조감도 [사진=동화약품]
[이코노믹데일리] 동화약품이 기존에 추진하던 미용기기 사업 인수를 중단하고 시장 변화와 기업 내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새로운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9월 미래에셋벤처투자PE 등과 함께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로닉’의 주식 1600억원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로닉은 2007년 12월 설립된 코스닥 상장 미용의료기기 업체로 HIFU(고강도 집속 초음파)와 RF(고주파)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제조 하고 있다. HIFU 제품군인 ‘Doublo’, ‘V-RO’와 엔디야그 레이저 수술기 ‘PICOHI300’, 범용전기수술기 ‘SILKRO’ 등 글로벌 수준의 병원용·개인용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37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피부 리프팅 △타이트닝 △지방 감소 등 성형수술 역할을 대체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신약에 비해 낮은 규제 장벽과 높은 수익성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2024년 270억9000만 달러(약 36조원)에서 연평균 10.32%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9년에는 442억7000만 달러(약 5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화약품은 하이로닉 인수를 통해 의료기기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했으며 앞서 지분 투자한 임플란트 기업 메디세이와 함께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또한 자사의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다.
 
그러나 두 달 뒤인 11월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의 인수를 철회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계약 후 이뤄진 상세 실사 과정에서 하이로닉측의 계약 위반 사항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화약품이 요구한 계약금(120억원) 반환을 하이로닉 측에서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로닉은 “신주인수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판단해 유상증자 결정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동화약품은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 제기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약품은 이번 사태로 미용기기 사업 자체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며, 사업 확장에 신중을 기해 중장기적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 기업 ‘중선파마’를 인수해 현지 채널을 확보했다"며 "베트남 사업은 중장기적인 글로벌 진출 계획 중 하나로, 이를 바탕으로 점차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로닉 인수는 무산됐지만 다른 의료기기 회사를 찾기보다 사업 다각화 전략을 이어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