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18일 "제레미 CEO의 방한 소식은 사살"이라고 확인했다.
트라피구라는 구리와 니켈, 코발트 등 비철금속 광물을 중심으로 지난해 2443억 달러(약 335조원)의 매출 실적을 거둔 업체다. 고려아연과는 아연 거래 과정에서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걸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엔 고려아연 자사주 30만7678주(지분율의 1.49%)를 20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해당 지분은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트라피구라는 지난해 11월엔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가 추진하는 '올인원 니켈 제련소' 사업에 1849억원을 투자하는 등 고려아연과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간 2만~4만t 규모의 니켈 원광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두 회사는 상호간 핵심 관계사인 만큼 이번 회동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라피구라가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수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트라피구라로선 협력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경영진의 유지가 필요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에 리처드 홀텀 트라피구라 이사가 동행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리처드 이사는 내년 1월 1일 물러나는 제레미 CEO의 후임으로 CEO 자리에 오를 예정인 인물이다. 현직과 차기 CEO가 모두 방문할 정도로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를 다지는 데 적극적인 걸로 풀이된다.
최 회장과 영풍·MBK가 벌이는 경영권 분쟁의 윤곽은 오는 23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끝난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4일 마무리한 영풍·MBK 공개매수엔 전체 지분의 5.34%가 참여했으며 영풍·MBK는 이를 통해 총지분율을 38.47%까지 늘렸다.
지분율이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 회장 측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주총회 표 대결에선 1~2% 차이 접전이 펼쳐질 거란 예상이 나온다. 트라피구라가 고려아연의 백기사로 나서 총지분율의 1%라도 추가 확보에 나선다면 판세가 뒤집힐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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