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은 17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 전체 의결 지분의 5.34%를 확보했다고 공시하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다. 영풍의 공개매수가는 83만원으로 고려아연(89만원)에 비해 6만원 낮은데, 격차를 뒤집고 지분을 확보한 건 주주들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대신 영풍의 편을 들어 줬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이어 영풍 관계자는 "1.8% 지분 가진 경영 대리인(최 회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최 회장이 고려아연으로 대규모 자금을 고금리로 차입해 고려아연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맞대응하듯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종료일이던 지난 14일 '수상한 매도 정황'에 대한 진정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고려아연이 지적한 부분은 당일 주가가 주당 82만원에 오를 정도로 폭등했지만, 이후 2시간 만에 최저가인 77만9000원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82만원에서는 세금과 비용 등의 문제로 장내 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며 "특정 시간대에서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영풍·MBK는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주식을 매수하는 입장에서 매도를 통해 시세를 조종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MBK 관계자는 "공개매수 과정 내내 일삼았던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그만두시길 바란다"며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은 자신들의 잘못은 반성하지 못한 채 주주분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며 ‘남의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