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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차세대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 공개..."스마트폰 이후 혁신 주도할 것"

선재관 기자 2024-09-26 08:24:31
저커버그 "일상생활에서 착용 가능한 AR 기기 구현" 자신감 표명 구글, 애플도 뛰어든 스마트 안경 시장... 기술 혁신 경쟁 본격화
메타 커넥트 2024 모습 [멘로파크 AFP=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스마트폰 이후를 겨냥한 혁신적인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지금까지 AR 기기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은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AR 기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중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라이언'은 겉모습은 일반 안경과 유사하지만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첨단 기기다. 문자 메시지 확인, 화상 통화, 동영상 시청 등이 가능하며 마이크로 렌즈와 프로젝터를 통해 3D 이미지를 투사해 홀로그램 AR 기능을 제공한다.

 
마크 저커버그가 ‘오라이언’을 쓴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오라이언'은 70도의 넓은 시야각을 제공해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는 기존 AR 안경들이 가진 좁은 시야각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혁신적이다. 스마트 워치와 유사한 손목 밴드와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디스플레이를 '클릭'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다. 이로써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졌다.

다만 메타는 '오라이언'의 구체적인 무게, 출시 시기, 가격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AR 안경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은 2015년 '구글 글래스'를 단종시킨 후 침묵을 지켜왔으나 최근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시장 재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플 역시 2025년 이후 자사의 AR 안경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메타는 '오라이언' 외에도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s'를 공개했는데 이는 기존 '퀘스트3'보다 200달러 낮아진 29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예약 판매는 즉시 시작됐으며 다음 달 15일부터 배송될 예정이다.

AI 기술 분야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메타는 자사 AI 모델 '라마'의 최신 버전인 '라마 3.2'를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메타 AI'도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메타 AI'는 영화 '007 시리즈'의 배우 주디 덴치를 포함한 5명의 유명 배우와 계약을 맺어 이들의 음성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번역 기능을 갖춘 스마트 안경 '레이밴'도 주목을 받았다. 저커버그 CEO는 직접 '레이밴'을 착용하고 영어와 스페인어로 실시간 번역 대화를 시연해 보였다. 메타는 앞으로 더 많은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메타의 발표에 대해 "AR 기술이 일상생활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며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의 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AR 안경에 탑재된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데이터 수집에 대한 투명성 문제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메타의 이번 발표는 디지털 기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기술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편리한 기기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