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정부의 사이버위협 대응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사이버위협 대응 관련 R&D 예산은 올해보다 92억원 줄어든 1049억원으로 편성됐다.
내년 정부가 전체 R&D 예산으로 29조 7천억원을 편성하면서 전체 예산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그러나 사이버위협 R&D 예산은 8.1%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정부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최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발표한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에서도 사이버보안 연구개발(R&D) 확대 방침이 포함되었지만 실제로는 예산이 줄어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사이버서밋코리아’ 행사에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며 능동적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능동적 보안과 관련한 R&D 예산은 전체의 5분의 1 수준인 211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능동적 보안은 사이버 공격자가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위협을 가하는 방법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6월 약 4천억원 규모의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으나 현재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황정아 의원은 "안보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는 필수적이며 R&D는 국가 안보의 핵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기술 패권 시대에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말로만 강조하는 안보는 현실에서 허구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종료되는 R&D 과제가 약 240억원가량 있어 내년 예산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계속 진행 중인 과제와 신규 과제에 대한 예산은 상당 부분 증액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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