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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부당대출에 불똥 튄 우투증권…남기천號 신사업 먹구름

김광미 기자 2024-08-29 08:25:42
임종룡 회장 "진심으로 사과"…전날 압수수색 그룹 징계 시 우투증권 신규 라이선스 확보 제약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합병 추진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이달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우리금융그룹에서 발생한 부적정 대출 사태로 초반부터 순탄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목표로 한 우리투자증권이 향후 추진하는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에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된 긴급 임원 회의에서 "국민과 고객에 큰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면서 사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시 검사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이 관련된 350억원 규모 부당 대출 사실을 적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0일 임원 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지난 27일부터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부적정 대출 관련해 내부통제상 취약점, 지배구조 체계상 경영진 견제 기능 미작동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인수 합병돼 지난 1일 출범했다. 우리금융지주가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농협지주에 매각한 후 10년 만이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2~3년 내 2차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가로 △2028년까지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 등을 달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초대형 IB를 위해서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늘리고 IB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출범식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으로 증권업계 중 18위로 출발했다.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0년 내 2조85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종금의 발행어음·부동산 중심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기업금융(IB), 리테일 등으로 확대해 대형 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지난달 투자중개업과 투자매매업에서 인가를 받은 우리투자증권은 신규 사업 라이선스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다만 집합투자업과 장 내외 파생상품 등과 같은 신규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승인이 필수다. 우리금융이 부당 대출 건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M&A와 신규 사업 진출에 제약을 받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15조 3항 대주주 변경 승인 요건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돼 키움증권은 지난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접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국포스증권이 모바일 채널을 통한 집합투자증권 판매에 주력하였기에, 향후 우리투자증권이 주식 위탁매매 등 증권사의 주요 사업 영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 및 수익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