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화생명, 건강보험 확대 '적중'…주가 개선도 기대

지다혜 기자 2024-08-08 17:09:03
올해 선보인 건강보험 '가격 경쟁력' 미리 확보 주가수익비율 아직 낮아…저평가 개선 여부 주목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이코노믹데일리] 한화생명이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후 수익성 지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 중심 영업 전략이 수익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IFRS17 도입 후 당기순이익(연결기준) 7585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2위 자리를 차지했다. IFRS17 도입 이전부터 건강보험 등 수익성 제고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게 주효했다.

IFRS17에서는 보험 수익을 보험 계약 기간 동안 균등하게 배분해 인식하는 게 특징으로, 부채로 잡혀 수익 확보에 불리한 저축성 보험보다 당장 거두는 수입은 적어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보장성 보험이 유리하다. 따라서 생보사들은 올해 들어 건강보험 라인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실제 한화생명이 올해 1월 첫 신상품으로 선보인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은 출시 43일 만에 누적 판매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여기에 매일 약 2500건 가까이 판매되는 한화생명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상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같은 달 총 신계약 건수 11만5000건('The H 건강보험' 3만6000건)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1년 4월 물적분할 이후 최초로 월별 신계약 건수 10만건을 넘어섰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초 한화생명 건강 보장성 상품의 총 월납 신계약 초회 보험료는 1~2월 평균 50억원대로 지난해 대비 2배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IFRS17내의 핵심 수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기여도가 높은 건강 보장성 상품 판매 증대로 수익성 향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첫 적용된 뇌·심장 신(新) 위험률을 타 생보사보다 빠르게 반영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자신 있게 고객에 제안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지난해 단기납 종신보험 열풍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판매를 늘린 덕분에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개선된 수익성이 주가수익비율(PER)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를 의미하는데, 주가가 해당 회사의 1주당 수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 즉 회사의 주식 가치와 더 나아가 전체 주식시장의 가치가 고평가됐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한화생명의 PER은 아직 타 사 대비 낮은 편이다. 2022년 말 1.94배였다가 지난해 말 3.31배를 기록하며 개선세를 보였지만 통상 PER이 10배 이하면 저평가 구간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PER은 4.3배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10.39배, 미래에셋생명 17.65배, 동양생명이 6.69배 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