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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트] 베이징 투자펀드 '인내자본 수혈'...장기 프로젝트에 구원 손길

王明浩,郭宇靖,阳娜,张晨霖,金立旺,李欣 2024-08-01 10:30:49

(베이징=신화통신) 18개월의 연구 끝에 베이징 칭웨이(清微)테크회사의 첫 번째 '고성능 컴퓨팅파워' 칩이 최근 테이프아웃(Tape-out·위탁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공동 창립자인 리슈둥(李秀冬)은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칩 개발은 마라톤과 같은 데다 복잡한 내∙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자금 압박이 너무 커져서 제품 개발과 후속 연구개발(R&D) 모두 순탄치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베이징 정보산업 발전투자펀드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1억5천만 위안(약 286억5천만원)의 지분을 투자한 펀드는 단기 수익을 강조하지 않았다. 기업이 시급한 불을 끄자 곧이어 사회 자본의 투자가 뒤따랐고 고객의 신뢰를 얻은 회사는 빠르게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베이징의 한 스마트 기계장비 기업 직원이 지난 3월 13일 장애인 전용 로봇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리씨는 "정부의 '인내 자본' 덕분에 회사가 뒷심을 발휘했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인내 자본'이란 이름 그대로 '롱머니'를 지칭한다. 단기 시장 변동의 구애받지 않고 장기 프로젝트나 투자 활동에 집중하며 리스크 저항 능력이 비교적 높아 하드 테크놀로지, 과학자 및 창업자의 장기간 연구를 지원할 수 있다.

베이징은 지난해 12월 로봇, 인공지능(AI), 의약 건강, 정보 산업에 포커스를 맞춘 4개의 100억 위안(1조9천100억원)급 정부 투자펀드를 설립해 핵심 기술의 산업화를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이어 올 6월에는 선진 제조 및 스마트 장비, 녹색 에너지 및 저탄소 등 분야에 추가로 펀드를 설립해 누적 규모가 1천억 위안(19조1천억원)에 이르렀다.

1월 24일 베이징 다싱(大興)에 있는 톈커허다(天科合達)회사의 본사 작업장에서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직원들. (사진/신화통신)

그렇다면 국유 자본이 어떻게 '인내 자본'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베이징은 기존의 정부 지분 투자 방식을 탈피해 '국유+시장' 이중 관리자 모델을 채택함으로써 안전성과 유연성을 모두 챙겼다. 의사 결정에 있어서는 정부 부서와 관리자가 공동으로 추천해 '프로젝트 풀'을 형성함으로써 산업 선도와 시장 선택의 '윈윈'을 실현했다. 관리 면에서는 개별 프로젝트의 투자 주기에 따라 롤오버(만기 연장) 관리를 시행했다.

"정부는 종합 수익이라는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펀드는 역주기 조절 역할을 발휘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쩌우건훙(鄒根紅) 베이징시경제정보화국계획처 부처장은 "전략적 배치와 산업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유리한 분야라면 주기가 길고 수익이 낮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기다림'은 회사의 '자신감'을 높여 더 많은 기업과 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4개 펀드는 45개 프로젝트에 투자 정책 결정을 완료했으며 관련 금액은 약 51억4천600만 위안(9천828억8천600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