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스크린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면을 꽉 채운 스크린 덕에 운전석은 물론 차량의 전면 유리창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버스는 달리지 못했다. 스크린이 시야를 가려서가 아니라 전시장에 있어서였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관계자는 “차량이 달릴 때면 운전석 천장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운전석과 차 밖 상황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며 "현행법상 운전석에 운전자가 있어야 하지만 운전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이 운전석을 가린 버스, 사이드 미러에 미러(거울) 대신 카메라가 달린 이 차량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꽃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차들이었다.
이 차량들은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KAAMI)와 코엑스 주관으로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자율주행·모빌리티 산업전'에 전시됐다.
한국에선 처음 열리는 자율주행 행사엔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비롯해 모빌리티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다루는 32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전시 첫날 방문한 현장은 △인지(카메라, 라이더, 레이더, GPS 등) △판단(자율주행용 AI 등) △제어(전자식 구동 장치 등) △네트워크(통신 모듈 및 인프라 등)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 기간 내내 모빌리티 기업들의 기술 전시와 함께 자율주행 산업 진단부터 전망까지 6개 세션으로 나눠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라이다'를 다루는 에스오에스랩 부스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전시됐다. 라이다는 주변의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는 기술로, 자율주행 차량의 필수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전시된 제네시스에도 라이다 센서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에스오에스랩은 자동차 조명 등 부품을 제작하는 '에스엘'과 협업해 센서 카메라를 개발했다. 눈길을 끈 건 헤드라이트 속에 설치된 카메라 위치였다.
에스오에스랩 관계자는 "난반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부분을 보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며 "무엇보다 많은 영역을 최대한 커버하기 위해 헤드라이트에 센서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도 자율주행 차량과 기술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제네시스 앞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에스오에스랩'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전시장을 찾은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경희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채훈(18)군은 "평소 인공지능 기술에 많은 관심이 있어 방문했다"며 "실제로 기술을 살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모빌리티 기업들의 잡페어가 열리면서 취업 희망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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