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권 해외 성적표 희비…신한 '선두' 우리 '추격'

지다혜 기자 2024-06-18 14:32:40
업계 "진출 국가별 분석…차별화 전략 나설 것" 본사 직영 해외 지점 수 10%↑…하나銀 최대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금리 변화와 건전성 악화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성적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 해외 종속기업(자회사)의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은 총 894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신한은행이 4820억원을 거둬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선두를 달렸다. 이는 전년(4270억원)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해외 호실적은 베트남 덕분이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22년 1977억원, 지난해 2328억원의 순익을 냈고, 올해 1분기에는 66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뒤이어 우리은행이 쫓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우리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3320억원으로 전년(4520억원)보다는 뒷걸음질쳤는데,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영향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순익 중 해외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25%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고 있는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해외에서 적자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중국·미얀마·캄보디아 등 3개국에서 각 지분 100%를 보유한 4개 자회사를 통해 1499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 KB뱅크(전 부코핀은행)에서만 173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KB뱅크는 앞서 2020년 434억원, 2021년 1817억원, 2022년 5322억원, 지난해 1733억원 등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30년까지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가동 중"이라며 "부실채권 대량 매각, 부실여신 회수 등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320억원 순손실에서 1050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9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미얀마에서는 1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나 캄보디아에서 32억원의 손실을 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건전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며 "(은행들은) 진출 국가별로 분석해 차별화된 성장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5대 은행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각 은행의 지난해 말 본사 직영의 해외 지점 수는 총 62개로 2019년 말(56개)보다 10%가량 늘었다. 지점과 사무소, 출장소, 현지 법인과 지점을 다 포함한 전체 해외 네트워크 수는 지난해 말 1265개로 더 많았다. 이는 5년 전(852개) 대비 50% 증가한 규모다.

해외 지점과 법인은 하나은행이 각각 19개, 11개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우리은행 14개, 11개 △신한은행 14개, 10개 △국민은행 9개, 5개 △농협은행 6개, 2개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