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일본 오사카로 갈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11시간 운항이 지연됐다. 전체 승객 310명 중 204명이 출국을 포기하는 등 승객들의 불만이 폭발한 가운데 국제선 운항 지연율이 유독 높은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을 운항할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티웨이항공의 현장 대처가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승객에게 3시간 정도 지연된다고 안내한 점을 봤을 때 그 시간 안에 해결될 문제로 보고 기내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한 것 같다”면서 “복합적으로 악재가 터진 것도 사실이지만 현장 판단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12시 5분 출발 예정이던 오사카행 항공기는 티웨이항공이 애초 공지한 3시간이 아닌 1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가 돼서야 이륙했다.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 시간은 자세히 답변하기 어렵다”며 “정비가 완료된 후 오후 7시 30분경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승객이 공황을 호소하고 승무원 근무시간 교체가 겹치면서 추가적인 지연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항공기 추가 투입 없이 국제선 운항편을 급격히 늘린 것이 원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항공통계를 분석한 결과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운항편 수는 지난해 1~5월 1만1121편에서 올해 1~5월 1만4551편으로 3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용 항공기는 지난해 30대에서 올해 31대로 한 대 늘었다.
실제 국토부가 지난 13일 발간한 ‘2024년 1분기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지연율은 각각 22.4%, 27.5%인데, 티웨이항공의 지연율은 34.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국토부는 항공기 지연을 활주로 이·착륙 시간 기준으로 국내선 30분, 국제선 1시간을 초과한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2월 자사 첫 장거리 노선인 인천~시드니 노선을 취항한 이후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 받은 유럽 4개 장기 노선 취항도 앞두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잦은 운항 지연이 유럽 노선 사업 안착에 장애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티웨이항공의 지연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제품으로 말하면 품질 경영이 안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역량이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장거리 운항을 추진한다면 서비스 퀄리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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