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北 오물풍선에 車유리 박살…"실손·차 보험 처리 가능"

지다혜 기자 2024-06-12 17:57:53
자기차량손해담보 적용…자기부담금 지출 불가피 서울시·경기도, 자체 예산 활용해 신속한 보상
지난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 논에 북한의 대남 풍선이 떨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북한이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으로 피해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보상처리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공적 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및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에서 오물풍선으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고 있다. 먼저 지난 2일 경기 안산에서 자동차에 오물풍선이 떨어져 앞 유리가 파손된 차량에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가 적용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차보험은 상대 운전자 없이 자동차를 소유 및 사용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자동차에 생긴 손해(수리비 등)를 보험가입금액 한도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통상 자차보험은 수리비의 20%를 자기부담금으로 적용한다.

자동차·실손·상해보험 표준약관(제4조제5호)을 살펴보면 △전쟁 △외국의 무력행사 △파업 △혁명 △폭동 등으로 발생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오물풍선은 면책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보험사들이 보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물풍선으로 인해 차량 등 피해를 입은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자차담보로 보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외에 사람이 오물풍선에 맞아 상해를 입었을 경우 실손보험이나 상해보험을 신청하면 된다.

정부는 최근 북한 오물풍선 피해가 늘자 시민안전보험 등 공적 보험 적용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일상생활 속 발생한 재난이나 사고로 피해를 입은 국민의 생활안정 지원 및 피해 보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한 보험이다. 보험료는 관할 지자체가 부담하며 해당 지자체에 주소를 둔 시·도민은 별도 절차 없이 가입된다.

현재 오물풍선 피해 보상은 개인보험 처리가 최선인 가운데 오물풍선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사회재난'으로 인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에 시민들이 오물풍선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할 수 있도록 사회재난으로 고시할 것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1일 서울시는 북한 오물풍선으로 피해를 본 시민 대상으로 실비 보상 및 피해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날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북한 오물풍선 살포로 발생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중 피해가 큰 서울시와 경기도는 예비비 등 자체 예산을 활용해 우선적으로 오물풍선 관련 피해에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1일 오후 3시까지 오물풍선 관련 신고는 총 105건이며 시민 피해 사례는 테라스 천장 유리 파손 등 6건이다.

피해를 본 시민은 시 민방위담당관에게 전화 접수 후 피해 사실 확인을 위한 현장 사진과 영수증(수리 비용 증빙용)을 제출하면 된다. 이후 적정성 등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실비 보상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