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호텔업계의 ESG 경영 가속화...중소 호텔들도 참여 

박경아 편집위원 2024-04-30 06:00:00
'지구의 날' 소등 참여, 객실 폐생수병 재생, '줍깅' 숙박팩키지까지
지구의 날이었던 지난 4월 22일 오후 8시 제주도 서귀포 중문단지 내 제주 롯데호텔이 일제히 어둠에 잠겼다(오른쪽 사진은 소등 전 모습). 이날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전국 21개 호텔과 리조트가 지구의 날을 맞아 진행된 전 세계적인 소등 행사에 참여했다.[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이코노믹데일리] ‘지구의 날’이었던 지난 4월 22일 저녁 8시, 제주도의 푸른 밤 속 찬란한 야경을 자랑하고 있던 서귀포 중문단지 내 제주 롯데호텔이 일제히 어둠에 잠겼다. 제주 롯데호텔을 비롯해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전국 21개 호텔과 리조트가 지구의 날을 맞아 진행된 전 세계적인 소등 행사에 이날 오후 8시부터 10분간 참여한 것이다.

지구의 날 소등행사는 통상 진행시간이 1시간 안팎이나 다중이 모여 있는 호텔 특성을 고려해 10분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날 10분 소등 행사 이름은 ‘별과 함께 10미닛(Minutes)’. 불빛 없는 10분 동안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자신의 여행이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급호텔들, 지구를 생각하는  각종 상품·이벤트 속속 내놓아

최근 호텔업계에서는 이처럼 지구를 생각하는 이벤트나 또 다른 방법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호텔 직원들이 직접 ESG 활동에 참여하고 친환경 숙박팩키지를 구성하는 등 여행자들이 남기는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1층에 'ESG 상품 존'을 설치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친환경 캠페인을 이어나가는 등 ESG행보를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1층 'ESG 상품 존'. [사진=워커힐 호텔리조트]

이곳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친환경적 의미를 담아낸 리빙제품 3종과 식음료제품 등 총 6종의 ESG제품이 전시돼 있다.

워커힐 객실에서 회수한 생수 페트병 13개를 업사이클링한 원사로 만든 ‘워커힐 3단 우산’, 야외 활동 시 불필요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피크닉 보냉 에코백', 와인 한 병을 구매하면 한 사람에게 일 년간 식수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리틀 리플 와인' 등이 대표적이다.

‘잔잔한 물결’이란 뜻을 담은 리틀 리플 와인은 현재 아프리카, 인도 등 전 세계 물 위기 지역의 우물 37개를 연결해 연간 38만명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워커힐 호텔리조트 구성원 20여명도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청이 지구의 날을 맞아 개최한 지구의 날 기념 광진구 연합 환경행사 ‘우리가 Green 광진’ 캠페인에 함께 참여, 광진숲나루 일대 약 2km 코스를 자유롭게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환경을 주제로 한 각종 피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구의 날인 지난 22일 친환경 테마 숙박패키지 ‘마인드풀 스테이(Mindful Stay)’를 오는 11월 30일까지 전국 9개 호텔 공통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조선호텔리조트의 ESG 경영 비전과 동일한 이름의 이번 패키지는 '의미 있는 머무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패키지를 통해 숙박한 투숙객에게는 그간 객실에서 수거한 무라벨 페트병(PET) 약 60개 분량으로 만들어진 리사이클링 굿즈 ‘피크닉 매트’를 선물로 제공한다.
조선호텔의 친환경 숙박패키지 ‘마인드풀 스테이(Mindful Stay)’ 투숙객에게 선물하는 리사이클링 굿즈 ‘피크닉 매트’.[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지난 2022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전 사업장 내 무라벨 페트병을 도입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번 친환경 숙박 패키지에 사용될 리사이클링 피크닉 매트 제작에 약 9만6000여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도 아이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 교육자료를 동봉한 숙박패키지 상품을 6월 7일까지 판매한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종이 장난감 만들기 세트'와 '멸종 위기 동물 장난감' 등이 패키지 구성에 포함됐다.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은 유상 제공되는 객실 어메니티인 칫솔과 면도기를 볏짚과 옥수수대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AC 호텔 서울 강남은 일반 어메니티에 비해서 약 1.5배 정도 원가가 비싸지만 환경보호 선두를 위해서 생분해가 되는 어메니티를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의 저탄소 인증을 받은 자연분해 되는 무라벨 용기로 된 생수를 제공하고, 객실 내 대용량 디스펜서를 설치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2박 이상 투숙 고객들이 침대 시트와 커버 교체에 대한 의사를 표시하는 ‘그린카드’ 제도를 운영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SG경영에 참여하는 중소형 호텔들···보다 의미 있는 '쉼'

중소형 호텔들도 호텔에서의 숙식이 보다 의미 있는 쉼이 될 수 있도록 ESG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은 4월 중 있었던 식목일과 지구의 날을 기념해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한 여행 상품으로 ‘글래드 줍깅 패키지’를 5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줍깅’은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신조어.

패키지에는 객실 1박과 '글래드 줍깅 키트’ 1세트가 포함된다. 글래드 줍깅 키트는 친환경 광목천 파우치 1개, 다회용 스텐 집게&장갑 1세트, 그린 블리스 손수건 1개, 생분해성 비닐봉투 1장으로 구성됐다. 자연과 동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자연주의 브랜드 ‘그린 블리스’의 손수건은 오가닉 코튼으로 제작됐다.

또 투숙객 대상으로 체크인 시 글래드호텔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 스위트바질 씨드 깃발 1개를 증정한다. 씨드 깃발은 씨앗을 흙과 함께 빚은 볼형태의 씨드 볼에 깃발을 부착해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또 글래드호텔의 ESG 친환경 캠페인명 맞추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글래드호텔의 줍깅 패키지 투숙객에게 주어지는 '줍깅키트'.[사진=글래드호텔]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한 위(WE)호텔제주는 지난달 29일부터 실시된 호텔 1회용품 사용 규제에 따라 친환경 천연원료로 만든 고체 어메니티를 투숙객에게 제공 중이다.

샴푸바, 컨디셔너바, 핸드바, 세안&바디바 등 고체 어메니티는 수입 원료 대신 제주 농민과 함께 키운 천연원료로 만든 친환경 비건 제품이다. 라벤더향의 인체에 무해한 비건 성분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연속 숙박 시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는 ‘그린 스테이’ 캠페인에 한 달 평균 100여명의 투숙객이 참여해 월평균 약 566kg의 세탁물을 줄이고 있다. 1회용 빨대 대신 금속 재질 다회용 빨대와 패브릭 재질 다회용 코스터를 사용해 일회용품 퇴출에도 힘쓰고 있다.
위(WE)호텔제주가 투숙객들에게 제공하는 제주산 친환경재료로 만든 고체 어메니티.[사진=위(WE)호텔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