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1인가구 증가·전세사기에... 수도권 초소형 아파트 수요 급증

한석진 기자 2024-04-16 07:43:11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1~2인 가구 수가 증가하며 최근 전용면적 50㎡형 이하 초소형 아파트가 주택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소형아파트로 몰린다는 분석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39㎡는 지난 1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에는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27㎡가 지난 2월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들어 거래된 같은 평형 아파트 중 최고가다.
 
같은달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39㎡도 11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뿐만 아니다. 서울과 연접한 경기 광명시 '광명 푸르지오 센트베르'의 49㎡는 지난달 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 1월 체결된 최고가(5억3000만원) 거래보다 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소형 평수 아파트의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의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매매 건수는 모두 6만1171건이다. 이는 2022년의 3만675건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전세 거래도 2022년 11만9380건에서 지난해 13만6184건으로 14.1% 증가했다.
 
이처럼 초소형 아파트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1∼2023년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일반분양 물량은 7만7548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29.5% 수준이다. 올해 예정된 공급량은 3887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4.9%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청약시장에서도 초소형 아파트의 경쟁률이 강세를 보인다.
 
지난 1분기 수도권에서 60㎡ 이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3.8대 1로, 중소형(60㎡ 초과∼85㎡ 이하) 아파트 경쟁률 4.6대 1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업계는 1∼2인 가구 증가로 초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1월 994만3426가구에서 2월 998만1702가구로 증가한 이후 3월 1002만1413가구로 1000만가구 고지를 넘었다. 이는 전체 2400만2008가구의 41.7%에 해당한다. 2인 가구와 3인 가구를 합친 995만209가구보다 많다.

비혼 및 만혼의 증가, 젊은 층의 이혼 가구, 은퇴세대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세피해 상담센터에서 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상담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연이어 터져 나온 전세사기도 빌라 대신 아파트로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전세사기 피해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1일 위원회 출범 이후 최근까지 누계 피해건수는 1만4001건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 살펴보면 다세대주택 4682건, 오피스텔 3113건이었다. 전체 피해 건수의 절반이 넘는 55.7%가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것이다. 반면 아파트·연립주택은 2384건(17%)으로 비교적 적었다.
 
그 결과 최근 비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는 감소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2월까지의 비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8351건으로 전체 거래량(18만4250건)의 9.9%였다. 지난해 거래 비중인 11.5%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비율은 64.1%에서 66.8%로 2.7% 늘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용 59㎡ 이하 아파트의 수요가 늘면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며 "소규모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에 가격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에 관한 관심을 두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