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합병' 손해 주장 메이슨에 정부 438억 배상 판정

서윤경 기자 2024-04-12 07:21:59
국제상설중재재판소, 메이슨 주장 일부 인용
법무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탈에 약 43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중재기구 판정이 나왔다. 메이슨캐피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하는 이른바 ’삼성 합병‘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을 통해 약2700억원 규모의 국제 중재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11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부가 메이슨의 주장을 일부 인용해 한국 정부에 3203만876달러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환율(달러당 1368.5원) 기준으로 약 438억원 수준이며 메이슨캐피탈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약 2억달러(약 2737억원) 중 16%가량이다.

메이슨은 지난 2018년 9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ISDS를 통해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조치로 손해를 입는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도다.

2015년 삼성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의 2.18%를 보유하고 있던 메이슨은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제시된 합병 비율이 주주 입장에서 불공정하다며 합병을 반대해왔다.

지난해에도 PCA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기한 ISDS에서 엘리엇 측 주장 일부를 인용해 우리 정부에 5358만6931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메이슨 사건은 엘리엇건과 사실상 같은 쟁점을 다루고 있어 닮은 꼴 사건으로 불렸다.

정부는 이날 판정 결과는 물론 앞선 엘리엇 사건 중재판정 내용 및 국내 법원의 판결 등을 검토해 메이슨 사건 판정 취소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