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인텔 비전(Intel Vision)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AI 학습 및 추론용 반도체 가우디3를 소개했다. 인텔은 지난 8, 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진행한 기술 컨퍼런스 '인텔 비전 2024'에서 가우디3를 발표했다.
인텔에 따르면 가우디3는 주요 생성형 AI 모델에 대한 학습, 추론 작업에서 이전 버전인 가우디2보다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가우디3는 엔비디아 H100 대비 학습 시간을 50% 단축할 수 있고 추론 처리량도 50% 빠르다"며 "전력 효율도 4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가우디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네이버와 공동으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인텔은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우디3가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은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 '개방적 생태계'를 꼽았다. 생성형 AI,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함께한다는 점에서다. 폐쇄적인 엔비디아의 쿠다(CUDA) 생태계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쿠다는 엔비디아 자사 GPU에서만 작동하는 프로그래밍 도구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엔비디아가 AI 생태계를 장악하게 된 데에는 쿠다의 영향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텔은 레드햇·허깅페이스·VM웨어 등과 협력해 기업용 오픈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가우디3는 올해 2분기부터 델 테크놀로지스, 레노버 등 서버컴퓨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공급된다.
이날(11일) 화상으로 참석한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담당이사는 "네이버의 거의 모든 서비스에 AI가 들어가기 때문에 AI반도체의 성능은 네이버의 성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텔 가우디는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준비됐다"고 말했다.
양사 협력은 스타트업, 학교 등과의 연계로 확대될 방침이다. 또한 상반기 중 'AI 공동연구센터(NICL)'를 설립한다. 다만 물리적인 공간은 따로 마련되지 않는다. 권세중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이피션시 팀 리더는 "일부 언론 보도처럼 네이버 사옥이나 데이터센터에 물리적인 연구소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네이버 건물에) 현판이 생기고 공간이 생기고 이런 종류의 것은 아직 계획돼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동수 이사는 현재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추론 칩 '마하-1'과 관련해 "네이버와의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이사는 "삼성과 인텔은 모두 저희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별도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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