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이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처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아브 갤런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군 고위 장교들과 전투 태세를 정비하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이 폭격으로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영사관에 있던 이란혁명수비대 장교 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해당 폭격에 대해서 침묵했지만 이란은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이 이란까지 튀자 국제 유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한국석유공사의 자원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5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약 159ℓ) 91달러에 달했다. 연초 대비 16.7% 오른 수치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름세도 가파르다. 지난 1월 말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기록한 이후 80달러 중반까지 도달하는 데 약 두 달이 걸렸지만 불과 보름 사이에 4달러가 올랐다. 확전 여부에 따라 상승 속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원유 공급망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앞바다인 페르시아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유전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이 모인 지역이다. 특히 폭이 57km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해 원유 공급망의 대동맥으로 불린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국제 공동 비축유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제 공동 비축유는 산유국과 함께 원유를 공동 비축하는 사업이다. 여러 이유로 유가가 변동하면 비축유를 풀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국내 비축유는 약 9600만 배럴이며 약 3개월 치 분량이다. 지난해 사우디와 530만 배럴, UAE와 400만 배럴의 공동 비축유를 추가로 확보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와 유사한 상황에 있는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에 거점을 두고 비축유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2011년 사우디와 약 380만 배럴 규모 공동 비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2022년 820만 배럴까지 확대했다. UAE와도 동일한 규모의 공동 비축유를 오키나와에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원유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 공조를 통해 비축유를 넉넉히 확보해 둬 정상화까지 시간을 벌어 두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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