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사 부동산 위험노출 10.3조 만기…올해 리스크 '정점'

김광미 기자 2024-03-18 11:11:40
대형 6.9조 중소형 3.4조…누적 손실 인식 12%
증권사들이 올해 감당해야 할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액이 1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증권사들이 감당해야 할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사의 해외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규모가 향후 5년 중 올해가 가장 많아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전망이다.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대형 증권사 9곳의 올해 주요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은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증권사 20곳의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 도래액은 3조4000억원이다. 이로써 증권사 29곳이 올해 10조3000억원 규모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가 다가온다.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의 경우 부동산 사업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해외부동산 관련 펀드 등 수익증권 투자·대출과 연관돼 리스크가 높다. 선순위 본 PF 등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액은 더 커질 예정이다.

증권사 규모에 따라 취약 부분은 갈렸는데 대형사는 부동산 익스포저 만기액 중 브릿지론이 3조2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대형사의 해외부동산 관련해 도래하는 익스포저는 2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대형사에서 해외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만기가 예정된 규모는 향후 5년 중 올해가 가장 커 재융자 성격인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는 국내 사업장 브릿지론이 1조7000억원, 중·후순위 본 PF 대출이 1조2000억원으로 해외부동산 익스포저(5000억원)보다 규모가 컸다.

본래 브릿지론은 분양·착공이 늦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본 PF전환율도 감소하고 만기 연장도 증가하기 때문에 특히나 취약하게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리스크가 올해까지 증권사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한다. 증권사들의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전체 42조5000억원 중 작년까지 누적 손실로 인식된 규모는 5조5000억원이다. 

현재까지 대형사는 4조, 중소형사들은 1조5000억원을 손실로 파악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가 인식한 누적 손실은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의 12.9%에 그친다"며 "올해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추가로 인식될 손실 규모가 꽤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투자 상당수가 지난 2018∼2020년에 이뤄지면서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하는 익스포저가 많아 리파이낸싱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며 "해외부동산의 가치 하락을 손실로 계속 잡다 보면 증권사 실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