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실적 한파' 카드사, 배당 1조 유지…신한·롯데 고배당 눈길

지다혜 기자 2024-02-28 15:43:48
신한 "주주환원 뒷받침할 기초체력 충분"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지속되는 실적 한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배당키로 했다. 대체로 배당금을 내린 가운데 신한카드는 올해 주주환원 확대를 예고하면서 배당금을 올려 눈길을 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의 올해 배당금 총액은 1조497억원으로 지난해(1조526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만 배당금을 늘렸다. 신한카드의 올해 배당금은 3104억원으로 전년 동기(2566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660억원에서 올해 780억원으로 18.2% 상승했다.

두 카드사는 업황 악화로 순이익이 하락했음에도 배당금을 확대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06억원으로 전년(6414억원)보다 3.2%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늘었지만, 이는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자회사 매각으로 얻은 이익(2608억원)을 제외하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58.4% 감소한다.

그중에서 특히 신한카드가 실적 감소에도 배당금을 늘린 건 앞서 신한금융그룹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8일 열린 2023년 경영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익이 감소했어도 자본비율 등은 안정적으로 나타나 올해 배당 확대 기조를 충분히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은 "작년 손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갖고 있는 탑 라인(Top-Line)의 수익력과 손실흡수여력 등을 감안했을 때 주주환원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체력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삼성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07% 줄어든 60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2668억원)와 동일하다.

나머지 카드사는 순이익 급감에 따라 모두 배당금을 줄였다. BC카드가 지난해 163억원에서 올해 66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인 59.5% 축소했다.

이어 △우리카드 46.2%(509억→220억원) △하나카드 12.7%(550억→480억원) △현대카드 12.3%(1510억→1325억원) △KB국민카드 7.3%(2000억→1854억원)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년 순이익 기준으로 배당금이 결정된다"며 "실적이 악화하더라도 배당을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요소를 고려해 배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