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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부 '기업 밸류업' 공개…중장기 가치 제고 방점

김광미 기자 2024-02-26 17:19:49
상장사 가치 향상 계획 수립·세재 지원 포함 6월까지 가이드라인 마련…공시 하반기부터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고자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도록 지원한다. 상장사 기업 가치 제고 계획 수립·연 1회 자율 공시, 세제 지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주요 투자 지표 공표 등을 추진한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열었다.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따르면 약 1600개의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수립해 연 1회 자율 공시한다. 계획에는 '현황 진단→목표 설정→계획 수립→이행 평가·소통'의 내용이 포함된다.

금융위는 기업들을 위해 공시 원칙·내용·방법 등이 담긴 종합 가이드라인도 공개한다. 유관기관과 함께 금융위는 5월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6월까지 최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상장사들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반기부터 자율 공시하며, 공시 기한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준비된 기업부터 참여한다.

당국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세제 지원책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중으로 자사주 소각·배당을 실시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 소각 비용의 손금 인정 등 혜택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세정 혜택의 일환으로 매년 우수기업들에 표창을 수여하고, 모범 납세자도 선정한다. 금융위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노력을 강제하는 것보다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며 "공시 의무화는 오히려 의미 없는 형식적 계획 수립·공시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올 9월까지 개발해 수익성이나 시장 평가가 양호한 기업의 지수를 참고하도록 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현금 흐름 등이 주요 투자 지표로 구성될 예정이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올 12월 출시·상장돼 기업 가치가 우수한 기업에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하게 된다. 거래소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각 기업의 주요 투자 지표인 PBR, ROE 등이 공표되며 연 1회 배당성향·배당수익률 공개된다.

기업가치 노력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행동 지침)에 반영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 가이드라인 개정, 지원 체계 구축, 상장사들의 소통 강화 계획, 거래소 내 전담 부서·외부 자문단 구성,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개설, 상장기업 대상 간담회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들이 스스로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을 긴 호흡을 갖고 중장기적인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상법 개정도 추진한다. 또 물적분할 반대 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이사진 책임 강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