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4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차세대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ISSCC는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반도체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우선 삼성전자는 280단(9세대) 낸드플래시와 32기가비트(Gb) DDR5 D랩 설계 초격차 기술을 공개한다. 삼성전자의 최상단 낸드는 236단으로 238단인 SK하이닉스보다 소폭 뒤처져 있다.
이번에 발표한 기술은 1테라비트(Tb) 4b/cell 3차원 V(vertical) 낸드 플래시 메모리다. 이 기술은 현재 상용화된 최고 밀도 제품(19.8Gb/㎟)보다 44%가량 높다. 이는 역대 최고 면적당 데이터 밀도다. 데이터 밀도는 낸드 업계의 경쟁 요소 중 하나로, 밀도가 높을수록 대용량화에 유리해 제조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비공개 세션을 통해 16Gb 용량의 37Gbps GDDR7 D램을 시연한 바 있다. GDDR은 AI 필수품인 그래픽저장장치(GPU) 전용으로 만든 D램이다. GPU에 탑재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D램을 GPU에 탑재하면 초당 최대 1.7테라바이트(TB)까지 늘어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강점으로 둔 16단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소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2013년 AMD와 협력한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개발했으며 현재는 업계 선두로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한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오는 3월 SK하이닉스는 HBM3E 16단(48GB)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용랑 제품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너도나도 '적층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DR5, SK하이닉스는 HBM을 통해 각자 시장 우위를 지키려고 사활을 걸 것"이라며 "실제로 어느 곳이 먼저 어떤 성과를 이룰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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