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사내이사 복귀 안 한다

성상영 기자 2024-02-20 14:35:38
다음달 20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 안건에 '사내이사 이재용 선임' 빠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도 등기임원으로 복귀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20일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빠졌다.

20일 삼성전자는 오는 3월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 공고에 따르면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그간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전 등이 부진한 가운데 책임 경영을 실현하려면 이사회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경영권 승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2019년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이후 장기간 재판과 구속 수사가 반복되며 미등기임원으로서 '무보수 경영'을 해왔다.

지난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내이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등기임원 복귀설'에 다시 불이 지펴졌다. 수년간 이어온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8일 항소하면서 이 회장은 다시 법정을 오가게 됐다. 삼성 측은 이 회장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서 사내이사 복귀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준법감시 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삼성 내부에선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기류가 강하다.

주총 안건에서 '사내이사 이재용 선임'이 공식적으로 빠지면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둘러싼 각종 추측이 다시 나올 전망이다. 오는 10월 회장 취임 2주년에 맞춰 임시 주총을 열 것이라거나 2심 결과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등 벌써부터 온갖 얘기가 들린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도 주주 의결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전자투표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주총 온라인 중계도 한다. 전자투표는 3월 10일 오전 9시부터 19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같은 기간 온라인 중계 참여 신청과 안건별 질문 등록이 가능하다. 현행법상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면서 투표하는 건 불가능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