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무탄소시대의 '매직키' 수소터빈 경쟁 막 올랐다

유환 수습기자 2024-02-16 11:40:05
두산에너빌리티 2027년까지 수소터빈 개발 예정 "수소로 전환하는 건 시대적 흐름"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공장에서 가스 터빈 로터 수명연장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두산에너빌리티]
[이코노믹데일리] 제철소의 전기로(爐)부터 길거리의 전기차까지, 탄소저감 바람에 에너지원이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전 세계 발전 연료 중 80%는 여전히 석탄·가스 등 화석 연료다. 그 때문에 수소 터빈이 완전한 무탄소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일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 겸용 터빈을 오는 2027년까지 개발해 무탄소 발전(發電)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까지 300메가와트(㎿)급 수소 복합 발전소 계약을 완료하고 2027년까지 400㎿급 수소 터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이외에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베르노바’, 독일 ‘지멘스에너지’, 일본 ‘미쓰비시파워’ 등 가스 터빈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 모두 수소 터빈 개발에 나섰다. 수소 터빈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존 가스 터빈을 대체할 수 있는 장치이자 무탄소시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엄밀히 따지면 수소 터빈은 가스 터빈의 일종이다. 가스 터빈은 공기와 연료를 태워 만들어낸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장치다. 일반적으론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데 수소를 이용할 경우 수소 터빈이라고 지칭한다.

LNG를 사용하는 가스 터빈은 연소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대기 오염을 일으키지만, 수소 터빈은 소량의 물과 질소산화물(NOx)만 만들어낸다. 작동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수소 터빈이 개발된다면 LNG 발전소 일부를 개조해 수소 발전소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수소 터빈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서 곧장 무탄소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업계에선 초기에 수소와 LNG를 섞어서 사용하다 최종적으로 수소만을 이용해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수소와 LNG를 섞어 사용하는 방식을 ‘수소 혼합 연소’라고 한다.

현재 수소 터빈의 개발 정도는 수소 혼합량을 늘리며 실증하는 단계에 있다. GE는 최대 50%까지, 미쓰비시는 30%까지 수소 혼합 연소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는 지난해 10월 수소 100%로 터빈 가동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대형 수소 터빈은 개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로 전환하는 건 시대적 흐름”이라며 “업계에선 전반적으로 2027~2030년을 목표로 잡고 수소 터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가스 터빈과 동일한 작동 원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개발이 오래 걸리는 이유에 대해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소 가 에너지 물질로 활용된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수소 터빈도 초기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