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위원회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맞춤형 기업 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민관합동으로 첨단산업 영위 대기업 등에 20조원, 중견기업에 15조원, 중소기업에 40조6000억원 등 총 76조원 규모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라며 "우리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금융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등은 글로벌 경쟁우위를 선점 내지 지속할 수 있도록 대규모 혁신 투자를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대출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하해 모두 15조원을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은 수입선 다변화나 대체기술 개발, 국내 유턴기업, 해외자원 확보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공급망안정기금 5조원을 집중 지원한다.
첨단전략산업의 대규모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 자금지원도 검토한다.
특히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중요성도 고려됐다. 그간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돼 있던 중견기업을 위해 전용 저금리대출과 전용펀드 등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고금리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에는 최저 3%대 금리로 신속히 자금을 지원해 정상화를 돕는다.
구체적으로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 6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스템반도체 △경량화소재 △스마트팩토리 등 신성장사업 진출에 나선 기업을 지원한다. 설비투자, 연구·개발(R&D) 자금, 운영자금 등에 대해 업체당 최대 1500억원까지 1%포인트 금리를 우대해 대출해 준다.
중견기업의 신산업으로 사업재편, 스케일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한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펀드도 조성된다. 또 첨단기술·전략사업 수행을 위한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사모사채(P-CBO) 발행도 신용보증기금이 직접 지원해 연간 0.5%포인트, 기업당 평균 연 3000만원 비용축소도 추진한다.
업종별로 3년 평균 매출액이 400억∼150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은 국내 고용의 12.9%, 수출의 18.2%를 차지하지만 적용받는 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아 정책자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기업은행과 5개 은행에서 5조원 규모의 금리인하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출금리 5% 초과 대출에 대해 1년간 금리를 최대 2%포인트 한도 내에서 5%까지 감면한다.
아울러 지원대상을 확대해 올해 한시적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에도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3%대(현재 기준) 금리를 적용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을 적극 취급할 수 있도록 은행이 정부 등이 보조하는 모험펀드 투자시 위험가중치를 400%에서 100%로 인하한다. 또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기업 재무정보 △기술력 △매출 등 정보를 품목별·기업별로 세분화해 은행에 제공하는 등 여신심사를 지원한다.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가 적극 도움을 주셨고, 시중은행들도 약 20조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적극 동참해주셨다"며 "이번 방안은 민관이 함께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 중소·중견기업의 신산업 진출 및 수출 확대 등에 원활한 금융지원으로 올해 수출 7000억 달러, 민간투자 150조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추가 금융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마련된 이번 방안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중기부에서도 올해 32조원의 정책금융을 적극 공급하는 등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안덕근 산업부 장관, 오영주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장과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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