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양극성장애' 드라마 소재 아닌 현실로...범죄율 증가 추세

안서희 기자 2024-02-13 18:07:40
배현진 의원 테러 피의자 양극성장애로 확인...명확한 원인 불명, 생물학적 원인 가능성⭡ 정신질환 범죄자, 2021년 8850명으로 전체의 0.7% 차지
대구경찰, '묻지마 흉기난동' 대비 FTX 훈련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배현진 국민의 힘 의원의 피습 사건으로, 정신질환 범죄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중학생인 피의자가 배의원과 대화를 나눈 뒤, 배 의원이 고개를 돌린 순간 돌로 후두부를 내리쳤다. 피의자는 배 의원이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공격했으며, 소란을 듣고 몰려든 주변의 제지로 행위를 멈췄고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의자는 양극성 장애 소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 장애는 조증과 우울이 번갈아 나타나 ‘조울장애’로도 불린다. 조증일 때는 비정상적인 흥분과 불안, 과대망상을 겪는다. 특히 조증 시기에 공격적이고 과다한 행동과 망상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울증일 때는 비정상적인 우울감을 바탕으로 과도하게 슬픔을 느끼거나 흥미를 잃어버린다. 느린 생각과 행동, 수면장애, 식욕장애, 체중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무기력 및 자책감에 압도돼 피해망상을 자주 경험한다.
 
위와 같은 증상 때문에 조현병과 유사해 보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과 환각이 주요 증상인 조현병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기에 양극성장애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부터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은 드라마 소재로 자주 이용됐다. 무엇보다 현실과 거리가 멀었기에 흥행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드라마 속에서 질환을 앓던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나타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됐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 범죄자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정신질환 범죄자는 2018년 7244명으로 전체 158만1922명 중 0.5%를 차지했다. 이어 2019년에는 0.5%(7763명), 2020년 0.6%(9019명), 2021명 0.7%(8850명)로 상승했다. 100만이 넘는 전체 범죄자들 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진 않지만,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면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양극성 장애의 명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애 따르면 유전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법은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가 있다. 기분 조절제로 알려진 △리튬 카바마제핀 △발프로에이트 △라모트리진 △가바펜틴 △토피라메이트 등을 사용하고, 최근에는 항정신병 약물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 등을 조증 삽화에 사용한다. 정신 치료는 입원 혹은 외래로 진료를 받아야 하고 가벼운 우울증이나 경조증상에서 효과적이다.

한편 약물치료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일각에서는 "정신질환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며, 묻지마 칼부림 사건도 이 중 하나"라며 "아무 잘못도 없이 불의의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약물치료 이외에도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