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낮은 원료의약품 자급률...국내기업 제약주권 대책은

안서희 기자 2024-01-23 06:00:00
원료의약품 자급률 24.4→11.9%로 급감…수입 16.3%p 증가 선진국, '자국 내 지속 생산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 등 대책 마련
약품 이미지(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unsplash]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10%대의 낮은 비율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산업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진국들의 선례를 통해 국내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일 방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식약처에서 발간한 ‘2023 식품의약품 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지난 2021년 24.4%에서 2022년 11.9%로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원료 의약품 순생산액’으로 ‘국내 생산 규모’를 나눠 계산해 나온 숫자다. 그 때문에 자급률 숫자가 낮을수록 원료의약품의 수입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주로 원료를 수입하는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이며, 세 국가가 전체 수입액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그중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 1조2000억원을 수입하며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 이어 인도가 3977억원, 일본이 31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인도와 일본의 수입액을 다 합쳐도 중국 수입액에 못 미친다. 원료의약품 수입의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수요 급증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황을 언젠간 쓰러질 ‘모래성’에 비유한다. 국내 의약품 공급 자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신종 변형 전염병이 나타날 시 타격은 상상을 초월 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가들은 △핵심(필수)의약품 선정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조직 및 법제도 정비 △자국 내 지속 생산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 △공급부족 의약품에 대한 모니터링 등 자급률 향상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원료의약품 비율이 커지다보니, 특정 국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은 303개사가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액은 3조3791억원이다. 이 중 81.5%를 자치하는 247개사가 100억원 미만의 생산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제약사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는 해외 백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제약산업 육성·지원 위원회를 개최하고,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위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제3차 종합계획을 통해 5년 후인 2027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크게 다섯 가지로 △연 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연 매출 약 3조원 이상 글로벌 50대 제약사 3개 보유 △의약품 수출 160억 달러 달성 △글로벌 임상시험 3위 달성 △15만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역량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원료의약품에 대한 개발과 생산을 지원하고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에 대해 약가나 세제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원료의약품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의약품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 및 국민 보건안보 측면에서 예산 투입 대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