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혼란의 태영건설... 현장에서는

한석진 기자 2024-01-10 16:42:22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건설업계에서는 워크아웃 개시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태영건설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을 두고 채권단이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다.
 
그러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더라도 입주 지연 등 현장 운영에서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태영건설의 작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준공예정일이 남은 수주 사업장은 총 100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2곳은 올해 준공일 예정일을 맞는다.
 
표면상으로 이들 현장은 정상적으로 시공되고 있으나 불투명한 운영 속에서 수분양자와 협력사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특히 남양주 다산 오피스텔 및 고양 덕양구 향동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사업장은 위험성이 큰 곳으로 꼽힌다. 공공주택 사업장과 달리 분양보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주택 사업장들도 공사 지연이 우려된다. 정부가 파악한 태영건설의 분양 사업장 총 22곳(1만9896가구)은 모두 공공도급이거나 분양보증이 이뤄져 공사 중단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워크아웃이 성사되더라도 공사대금 지급 문제로 인해 공기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
 
협력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일단 태영건설과 계약을 체결한 곳은 총 581곳으로 계약 건수가 1096건에 달하는데, 이 중 96%(1057건)은 지급보증 등으로 대비 중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건설현장에서 작년 11월부터 이미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을 앞두고 현금 대신 어음을 지급해, 대금 정산이 늦어진 탓이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 전문가는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입주가 지연되는 등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