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태영건설 리스크, 건설株 '보릿고개' 서막

박이삭 기자 2024-01-04 05:30:00
태영건설 워크아웃…건설 종목 투심 '우하향' 하이투자증권 "단기 자금융통 경색될 수 있어"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후 건설 종목들이 보릿고개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상존한 까닭에 건설주 투심이 빠르게 얼어붙어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주당 3500원대에 머물던 태영건설 주가는 현재 2500원대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1일 이후 KRX 건설지수는 한 달 사이 1.5%가량 감소했다.

증권가는 워크아웃 사태가 일으킬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단기 자금 융통이 경색될 수 있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자산담보부단기채(ABSTB) 등 단기 사채들의 차환 발행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 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한 PF 전자 단기사채의 차환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유동성 흡수 시기가 지난 만큼 과거와 같은 대규모 차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개별 건설사 유동성 위기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허가 이후 미착공 상태에 머물러 있는 브릿지론 규모는 12조7000억원이라며 "착공 중인 본 PF 사업들은 원가 부담과 낮은 분양률에 따라 자금 압박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리스크로 증권사 이익 훼손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사업기간이 긴 PF 특성상 단기간에 산업이 개선되기는 어려우며 내년까지는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이번 리스크가 여타 건설사로 안 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정책을 통해 건설사들은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펀더멘털을 일부 개선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 의지를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