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학개미, '코인베이스' 폭풍 줍줍…비트코인 '강세' 나비효과

박이삭 기자 2023-12-11 14:04:48
이달 미국 주식 종목 중 순매수 규모 2위 비트코인 가치 뛰자 매수세 급증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관련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열풍이 서학개미 투심을 주도하는 나비효과로 번진 모습이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 사이 국내 투자자들은 980만2000 달러(123억2400만원) 코인베이스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기록됐다.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해당 순매수세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미국 주식 중 '메종 솔루션스'에 이어 2위다. 3위와 4위는 엔비디아(826만 7000달러), 화이자(772만 3500달러)였다.

백찬규 NH투자증권 글로벌주식전략팀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인베이스에 대한 매수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국내 가상자산 관련 종목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갖고 있는 배경에 이달에만 15% 급등했다.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도 같은 기간 27% 올랐다.

이 밖에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된 위메에드와 네오위즈홀딩스는 각각 33%, 24%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종목 상승세를 점치는 한편 무리한 투자는 지양하라고 조언한다.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많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만 총통 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세계 시장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요인)가 지속되면서 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비트코인 가치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잠재적 수요를 실수요로 이끌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관련 소비자 보호 정책 등도 마련돼 과거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지표상으로 지난 2019년, 2021년 대비 아직 과열까지는 아닌 상태라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여력이 더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 ETF 현물 승인 시 일차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후 기관투자자 실수요 증가 등으로 다시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욱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현물 ETF로부터의 자금 유입으로 내년 상반기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이더리움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현물 ETF 승인이 3월까지 미뤄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므로 승인 차질로 하락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