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건강상 이유"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사임…'배임 혐의' 입장 無

지다혜 기자 2023-12-07 06:00:00
진심 어린 사과·재발 방지 약속 전무
서울 종로구 소재 동양생명 전경 [사진=지다혜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힌 가운데 회삿돈 배임 의혹과 관련한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동양생명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4일 임시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문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신임 대표로 단독 추천했다. 내년 2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내정자의 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저우궈단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그룹과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공식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지만 내년 2월에 모든 사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생명 측은 "임기 전 당사에서 이루고자 한 바를 어느 정도 이뤘다는 판단하에 사임을 결정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진 배임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이사회 측은 동양생명의 성장은 저우궈단 대표의 헬스케어 전략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이 점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앞서 저우궈단 대표가 테니스를 접목한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테니스장 운영권을 부적절하게 취득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은 사업비 운영실태 수시검사에서 동양생명이 장충테니스장 운영권 확보를 위해 회삿돈 27억원을 사용한 정황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객관적 증거 없이 사택지원비·업무추진비 등 예산을 증액한 혐의도 드러났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잘못에 대한 인정은 전혀 없이 사임만 한다고 해서 모든 혐의를 벗은 건 아니"라며 "그보다 중요한 건 임직원과 고객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인데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도 (내부) 규정이 없는 경비지원에 대해 금감원 검사에서 지적받았으니 계속 대표를 옹호해야 본인들의 당위성이 설명되는 듯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