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저렴한데 맛도 있네"…고물가에 불티나는 PB 간편식

김아령 기자 2023-12-03 17:32:45
외식 물가 상승률 6~8%대 고공행진 고물가에 대형마트·편의점 '반사이익'
3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요리하다' 코너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이코노믹데일리]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업계 자체브랜드(PB) 간편식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히 품질 대비 가격을 일컫는 ‘가성비’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으로 굳어지면서 PB 간편식의 가치가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분기마다 6∼8%대로 뛰고 있다. 이는 해당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3∼5%)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 10월 기준 소비자가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칼국수(평균 8962원), 김치찌개 백반(7846원), 자장면(7069원), 김밥(3254원) 등이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냉면과 비빔밥을 9000원대에 먹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1만원을 훌쩍 넘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자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 수요가 증대됐다. 음식점에서 먹는 맛과 품질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약 30%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까지 간편식 PB ‘요리하다’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곰탕이나 떡국, 만둣국, 찌개류 등 한 끼 식사로 든든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간편식 매출도 약 15% 늘었다. 한 끼 식사 대용인 냉동·냉장 간편식 판매가 25.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편의점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11월 GS25의 PB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전체 상품 매출이 6.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신장세다.
 
이 가운데 ‘김혜자 도시락’으로 불리는 혜자로운집밥 도시락(7종)은 지난 2월 출시 이래 지난달 말 현재 누적 179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에 올랐다. 290일간 1분에 43개씩 팔린 것으로 직접 매출 효과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CU에서는 초저가 PB인 ‘헤이루(HEYROO) 득템 시리즈’의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1∼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168.8% 늘었다.
 
헤이루 시리즈는 라면·피자·시리얼 등 간편식과 가공식품으로 구성됐다. 가격이 기성 상품(NB)의 절반에 불과해 편의점 주 고객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당시 10여개에 불과하던 상품 수도 올해 40여개로 확대됐다.
 
이처럼 PB 간편식이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일차적으로 외식 물가 상승의 반사이익인 측면이 있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이어진 유통업체의 품질 개선 노력도 한몫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품질 PB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싸구려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든든한 외식 대용 한 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외식 물가 부담과 1인 가구 비율이 지속 늘어나면서 간편식의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