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매출 상위 50대 기업, '워라밸'도 최상위권

성상영 기자 2023-11-26 16:56:01
"연차와 별개로 여름휴가 제공" 절반 넘어 10곳 중 9곳은 연차 안 쓰면 돈으로 지급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이코노믹데일리] 매출액 상위 50대 기업 절반 이상은 법정 휴가와 별개로 여름휴가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미사용 연차에 대해 금전으로 보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 50위권 기업 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주요 기업 휴가 제도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51.6%가 평균 4.9일간 여름휴가를 줬다. 연차휴가, 생리휴가 등 근로기준법이나 남녀공용평등법에 명시된 휴가와 달리 기업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따라 부여하고 있었다.

연차휴가 법적 한도인 연간 25일을 넘겨 지급하는 기업도 32.3%나 됐다. 연차휴가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15일 이상 유급휴가다. 근무 기간이 3년을 넘어가면 2년마다 1일을 더해 휴가를 부여하게 된다. 근로기준법에는 25일이 한도이지만 그 이상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차휴가와 별도로 1개월 만근마다 1일씩 월차휴가를 주는 기업도 있었다. 응답 기업 중 22.6%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생리휴가(보건휴가)를 유급으로 처리했다.

주어진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를 금전으로 보상하는 기업은 90.3%나 됐다. 특히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 사용 촉진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미사용 연차휴가 보상 의무가 없지만 응답 기업 54.8%는 보상을 해주고 있었다.
 
매출 상위 50대 기업 휴가 사용 현황 조사[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미사용 연차휴가의 금전 보상 여부에 따라 휴가 사용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금전으로 보상하는 기업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64.7%였으나 금전으로 보상하지 않는 기업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이보다 17.0%포인트(P) 높은 81.7%로 나타났다.

경총은 초과근로 수당을 미리 약정해 지급하는 이른바 '고정 OT'에 대해서도 물었다. 고정 OT를 도입한 기업 중 42.9%는 "고정 OT가 근로자 생산성 향상에 도움된다"고 답했다. 업무를 근무시간 안에 마치더라도 수당을 주는 게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 유인이 있다는 취지다.

반면 고정 OT와 생산성은 연관이 없다는 응답은 50.0%였다. 생산성에 역효과가 난다는 답변은 없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근로기준법이 선진국 못지않은 휴가를 보장하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은 법적 기준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휴가를 제공한다"며 "이제는 근로시간이나 휴일, 휴가 등과 관련해 규제보다는 유연성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