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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금리 부담 낮춰라"…尹 '종노릇' 직격 구체화

박이삭 기자 2023-11-20 15:49:56
"동네·상권 붕괴 우려"…체감 방안 마련 지시 8대 지주·은행연, 올해 중 최종 방안 발표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금융권에 금리 부담을 낮출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이 은행 종노릇을 한다는 대통령 발언에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단기간 급격히 늘어난 이자부담 등으로 우리 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 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금융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며 금리 부담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발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횡재세' 입법 논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우리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지원방안이 부작용 없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기대하는 만큼, 당국에서도 금융지주가 지주 본연의 역할을 온전히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를 둘러싼 규제개선에 대해서는 "건실한 내부통제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가 뒷받침되어야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며 해당 분야도 (금융지주 회장단과) 함께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부연했다.

8대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연합회는 이번 논의를 토대로 이자부담 일부를 경감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한다. 아울러 은행 자회사와의 추가 논의를 거친 뒤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충족하는 세부적인 지원규모 등 최종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발표할 복안이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누적(1~3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8.2% 늘어난 19조5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분기 이자 이익은 44조2000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고 있다며 (이들이)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떤 형태로든 은행 초과이익 회수에 대한 움직임이 발현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규제 우려가 계속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은행주 센티멘트(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